|
한밤중에 마음이 너무 끓어 오르고 답답해서 방바닥에 누워서 마음 청소를 열심히 하였다. 나이가 든다는 건 슬픔을 잊고 살거나 무덤덤해지는게 아니라 그것을 배설하는 방법을 약삭빠르게 습득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. 영혼에 창자가 생기고 창자에는 우둘투둘한 근육이 생겨서 삼켜지는 모든 것들을 무덤덤한 연동운동으로 꾸역 꾸역 결국 밖으로 밀어내는 법을 아는 것이다. 똑, 하고 슬픔의 똥덩어리를 떨어뜨리기 전 마지막으로 불 꺼진 깜깜한 방에서 창문을 드르륵 열었더니 볼품없이 앙상한 화분이 무뚝뚝한 친구처럼 서 있다. 따가운 얼굴을 거풍하며 초라한 나뭇가지가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니 위안이 생각지 못한 곳에서 오더라. 퐁당, 하고 떨어뜨릴 수 있었다.
|